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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 - 하하. 여전히, 다른 사람의 일처럼 말하는구나. 어차피, 네 녀석이 뒤에서 실을 당겼겠지──사쿠마?
레이 - 과연, 어떨꼬. 현재 어쨌든 ES의 수뇌회──
「서밋」에서 우리들 리즈린의 「대표」는 하스미 군으로, 본인은 보좌에 충실히 하고 있을 뿐이지 않은가?
일을 뜻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는 권한은 없다네~, 정말이지♪
카오루 - 레이 군, 남의 말투를 따라 하는 거 아냐
케이토 - ......나는 「대표」다 뭐다 하고 치켜세워지고는 있지만, 허울만 좋게 꾸며진 인신 공양에 제물로 바쳐지는 느낌이 드는군. 아니, 틀에 박힌 것 같달까
구제 불능이군. 사쿠마가 그러한 일을 하고 있다는 건, 내가 가장 잘 알고 있었을 텐데
진정으로 실력이 좋은 사기꾼은, 상대가 속고 있다고 의심하게 하지도 않는다
모두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고 있다고 착각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전력을 다해 성공하고 성취감을 얻어──행복하기까지 하지
자신이, 부처님 손바닥 위에서 춤을 추고 있을 뿐이라는 걸 깨닫지도 못한 채
[데드맨즈 라이브]에서는, 「너를 속이고 있다고」라고 사기꾼 본인이 말해온 만큼 아직 상냥했다고 할까, 온정이 남아있었다고 해야 할까
레이 - 누가 사기꾼인가, 무례하구먼. 이번의 이것은 어쨌든, [데드맨즈 라이브]는 서로를 속이는 유희였겠지
본인은 규칙을 어기지 않고 자네를 농락한 다음, 내막을 밝힌 것일 뿐
케이토 - 음. 상대방이 속여올 수 있다는 전제를 알면서도, 속았던 과거의 자신이 창피하다
쿠로 - 하하. 잘 생각해 보니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데드맨즈 라이브]가 있었을 때 그 자리에 있던 녀석들이군
그때는 각자 처지가 달랐다고나 할까, 「UNDEAD」나 「홍월」도 존재하지 않았었는데 말야
지금은 이렇게 얼굴을 마주 보고, 같이 사이좋게 라이브를 하자 같은 말을 하고 있는데. 기구한 운명이랄까, 인생은 재미있는 거네
레이 - 음. 본인도 키류 군에게 동의한다네. 역시 이러한 미래에 이르는 것까지 본인의 의도대로였다, 같은 건 말하지 않겠지──하스미 군?
누군가를 손바닥 위에서 굴리며 초월자인 체하는 자 또한, 이 광대무변한 우주에 있어서는 작은 돌멩이에 지나지 않는다네
그럼에도, 그것을 한탄하며 슬퍼할 일은 없겠지
그 돌멩이에 안즈 아가씨나 팬들이 빛을 비춰줌으로써, 본인들은 아이돌이라는 이름을 지닌 빛나는 별이 될 수 있었지
이번 기획은, 이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네
카오루 - 왠지 모르겠지만 능숙하게 이야기를 정리해서 본론으로 되돌리는 것을 잘한단 말이지, 레이 군
레이 - 크크크, 뭐니 뭐니 해도 오랜 세월 경험한 것이 소중한 것일세♪
노병에게는, 노병 나름의 싸움 방법이 있다네.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사라지는 것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죄라면, 적어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
아무튼. 완전히 이야기가 엇나가 버렸네만 그밖에 물어보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가, 아도니스 군?
아도니스 - 아아. 오히려, 이쪽이 나에게 있어서 중요하다. 이번 기획의 무대는, 예의 「음악 특구」인가?
케이토 - 그렇다. 실은 여름방학 무렵부터 몇 번인가 「서밋」의 의제에 올라왔었는데
리즈린이 예전부터 출자한 「음악 특구」재개발 계획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는 리즈린 단독이 아니라, ES 전체가 그 지역을 재개발할 방침인 것 같다
이건 나의 사견이지만, 그렇게 해서 그 「음악 특구」를 「제2의 ES」──라고 불릴 곳으로 만들 작정이겠지
레이 - 뭐, 이 매립지는 현재 상태로도 상당히 비좁아지고 있겠지
유메노사키 학원에 비하면 넓고 기능적이네만, 여기도 아직 세계에 있어서는 작은 상자 정원에 지나지 않을세
그러므로. ES는 더욱더 손을 뻗어, 여기저기 영토를 넓히려고 획책하고 있지 않은 거겠지
곳곳에 기지를 만들어, 식민지화하고, 「아이돌들의 이상향」을 어디까지나 넓혀간다
머지않아 세계를 손아귀에 넣고, 모든 것을 자신들의 색으로 물들이기 위해
본인들은 아이돌들이 상부상조하는 조직이라기보단, 세계 정복을 목표로 하는 악의 비밀결사 같구먼♪
소마 - 흠. 한 번 이 세상에 태어났다면, 천하를 바라는 것이 남자의 소망
그렇다고 해도, 상당히 황당무계하오. 현실감이 없다고 해야 하나, 그야말로 꿈같은 이야기 같소
케이토 - 그렇군. 하지만 그 바보 같은 이야기를, 현실로 만들려고 하는 자들이 있다
라고 남의 일처럼 말하고는 있지만, 우리들이 ES에 소속되어 있는 시점에서 그 한 축을 맡고 있다
구제 불능이기는 하지만, 만약 정말 그런 일이 가능하다면 재미있을 거라고는 생각한다. 만화처럼. 나는 예전에, 그런 「이야기」 속에서 살기를 바랐지
현실과 망상의 구별도 안 되는, 아이의 장난에 지나지 않는다만. 주인공이 아니어도 좋으니, 적어도 사랑받는 이야기의 등장인물이 되고 싶었다
자신에게 그런 좋은 역할이 오는 일은 없다, 고 생각하고 나서는, 이야기를 다시 써 내려가는 것에 열중하고 있었지만
저것 또한, 미숙했던 나의 반항기였던 건가
레이 - ......그런 간단한 말로 정리해서, 깨달은 척하는 것은 이제 그만두게나
자네도 본인도 아직 성인조차 되지 않았다네, 꿈을 꾸고 이야기하는 걸 누구도 비난하지 않는 아이일세
케이토 - 흠. 누구 때문에, 내가 이런 비굴한 사상을 얻게 되었다고 생각하나?
레이 - 음. 본인 때문이겠지. 그러므로, 자신이 입힌 상처를 치유하는 일만은 하게 해주게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면, 본인은 정말 괴물이 되어버린다네
케이토 - 쓸데없는 걱정이군. 나는 이미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고 있고, 네놈에게 「오기인」이라는 이름을 붙여 토벌함으로써 과잉 보복까지 했다
오히려, 그 죄를 갚아야 할 처지겠지
레이 - 크크크. 복잡하구먼, 본인들의 관계성은...... 어렸을 때는, 서로 아무 생각 없이 천진난만하게 막대기를 휘두르며 놀았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감세. 우리는 「음악 특구」재개발 계획의 시작으로서, 그곳에 새롭게 지어진 라이브 하우스 개점 기념 이벤트를 실시하네
어째서 본인들이 그것을 하는가 하면, 뭐 복잡한 정치적 사정이 있는 거겠지
ES 전체가 「음악 특구」의 재개발을 한다고 결정한 것은 좋네만, 리즈린에게 있어 그곳은 자신의 직할지──
직할지 直轄地 : 직접 관할하고 있는 땅
자신이 가장 먼저 발을 디딘 곳이라는 자부심이 있다네
뭐, 그럼에도 실패하고 계속 방치하고 있었으니, 뻔뻔하게도 점유권을 주장하는 것이 아닐지...... 같은 느낌이 들기는 하네만
심정은 알 것 같으이, 사람은 자신의 소유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가로채는 것을 좋아하는 자들이니
쿠로 - ......왜 거기서 나를 보는 건데, 사쿠마? 나는 가로채지는 않았다고, 네 녀석이 멋대로 필요 없다면서 내팽개친 걸 주웠을 뿐이겠지만 말야?
케이토 - 어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가?
카오루 - 싫은데 말이지, 남자끼리의 걸쭉한 인연 이야기......
아도니스 군~, 형아랑 같이 실뜨기라도 하고 놀자♪
아도니스 - 아니, 질문해 놓고 답변을 듣지도 않고 놀고 있는 건 실례라고 생각한다
한가하다면, 안즈에게 부탁하면 좋을 것 같다──하카제 선배처럼 몸 둘 바를 모르는 것 같고
카오루 - 으왓, 괜한 짓을 했네. 우리들은 어쩔 수 없이 이끌려서 만날 운명인가 봐, 안즈쨩? 이랄까나♪
소마 - ......어이. 안즈 공을 곤란하게 하지 말아주시오, 하카제 공
보시오, 안즈 공이 고통을 참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소
그대에게 이런 질책을 하는 것은 오래간만이라 왠지 그립소만, 다른 이를 해치는 것은 살 가치도 없는 귀축이오
카오루 - 엣, 왜 그렇게 진지한 반응이야? 평소와 같은 농담이잖아~, 살짝 흘려들어 줄래?
아 진짜, 정말이지 최근엔 안즈쨩하고는 거리감을 잡을 수 없다고! 뭐랄까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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